인생의 한 페이지가 쪽빛이었던 때의 이야기이다.
마음이 푸르렀고, 입술이 파리했던 때.
가슴이 싱그러웠던 시절은 지금 돌아보면
그 순간 자체로 인해 아름다웠다.

하나, 둘,
오랬동안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이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소년이었고, 소녀였던 이들이
이제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되었단다.

내가 나이먹고, 변해가는건 생각하지 않고,
그들이 나이들고, 늙어가는 것에 가슴 한구석이 아린다.

스스로 세상이 보는 눈에 맞춰 살아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는 세상의 눈으로 그들을 보며 안타까워 하는 것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내가 알고 있던 이들의
소년, 소녀였던 시절에 안녕을 보내고
나만은 영원히
소년, 소녀로 살고 싶다는
스스로 연약해지려는 다짐으로,
다시 세상이 보는 나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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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우울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내 머리는
나도 모르는 생각들을 멋대로 하고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기억하지 않는 것들을 기억하고,
표층의식으로 떠오르지 않는 수 많은 생각들을 하고,
그 생각들을 암암리에 내게 쐬이고 있다.

알 수 없이 기쁠때도 있다.
하지만 열번 좋은 것을 보고도,
한 번 나쁜 것을 보면 나쁜 것만 기억하듯
이 한번의 우울함이 내겐 깊이 다가온다.

내 머리는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갖가지 연산을 하고
자기만의 기억장치에 그 결과들을 저장한다.

내게 보여주지는 않고
내가 그것들을 스스로 찾아볼 때까지 잠잠히 있는다.

우울할 때는 겁이나서.
기쁠 때는 기분에 취해서
그 특별한 기억장치에 접속하지 않고
그렇게 그냥 저냥 살아간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부러 접속할 필요가 있는데도.

오늘 잠들기 전에는
이 우울함에 접속해 보아야 겠다.
머리와 마음이 멋대로 하는
연산과정을 지켜보며
결과 값도 분석해 보리라.

프로그램의 오류가 있다면
고치고,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으면
종료하기 전 업데이트 설정하고



자신이 자신과 조금 떨어져
자신의 사유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명상이라고 한다.

명상을 통해 성찰을 할 수 있고
성찰의 과정이 수행이고, 수도이다.

모든 사람은 철학자이고
수도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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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행가방을 쌌던 날...
다른 사람들은 방학때 다녀온다는 유럽여행을
난 4학년 2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출장으로 떠났다.

열흘 정도 영국과 스웨덴을 머물면서
사진을 찍었다.
영국에서는 하루를 머물렀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스웨덴에서는 몇년만의 폭설이 내렸다.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지금 그때 사진을 보니
문득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설레임과 약간의 불안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비좁은 이코노미에서 혼자 열몇시간의 비행을 하고
낮선 공기와
낮선 사람들...
이상하게 그런 것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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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신록

난 초록과 파랑을 좋아한다.
하늘은 파랑이 좋고,
땅은 초록이 좋다.

꽃대신 새싹을 심고,
차가운 베란다에 화분을 채웠다.

사람은 어디에 있든
초록을 보고, 초록을 키우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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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넝쿨

사진을 처음 찍기시작하던 시절부터 내가 좋아하는 소재중 하나이다.

하나의 사물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건 그것이 알게 모르게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돌을 오르며 자라는 식물의 모습은 신비롭고 숭고한듯 하다.

차가움 위에 따듯함이
메마름 위에 촉촉함이

그렇게,

마음위에 지혜가 깃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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