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우울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내 머리는
나도 모르는 생각들을 멋대로 하고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기억하지 않는 것들을 기억하고,
표층의식으로 떠오르지 않는 수 많은 생각들을 하고,
그 생각들을 암암리에 내게 쐬이고 있다.
알 수 없이 기쁠때도 있다.
하지만 열번 좋은 것을 보고도,
한 번 나쁜 것을 보면 나쁜 것만 기억하듯
이 한번의 우울함이 내겐 깊이 다가온다.
내 머리는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갖가지 연산을 하고
자기만의 기억장치에 그 결과들을 저장한다.
내게 보여주지는 않고
내가 그것들을 스스로 찾아볼 때까지 잠잠히 있는다.
우울할 때는 겁이나서.
기쁠 때는 기분에 취해서
그 특별한 기억장치에 접속하지 않고
그렇게 그냥 저냥 살아간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부러 접속할 필요가 있는데도.
오늘 잠들기 전에는
이 우울함에 접속해 보아야 겠다.
머리와 마음이 멋대로 하는
연산과정을 지켜보며
결과 값도 분석해 보리라.
프로그램의 오류가 있다면
고치고,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으면
종료하기 전 업데이트 설정하고
자신이 자신과 조금 떨어져
자신의 사유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명상이라고 한다.
명상을 통해 성찰을 할 수 있고
성찰의 과정이 수행이고, 수도이다.
모든 사람은 철학자이고
수도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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