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동안 시간, 요일, 날짜를 잊고 살았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갔고,
이제야 비로소 여유가 찾아졌다.

막연하게 사진을 찍고싶다에서,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 찾아지고 있다.
카메라대신 펜과 종이를 들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스케치하고, 글로 쓸것이다.
사진을 찍기 위한 전단계로.

그리고 나를.
가만히... 잠잠히 두기.
잃었던 것 찾기, 잊었던 것 찾기

정신없이 살아오던 그 동안의 시간이 마냥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잊고 있다고 생각하던,
몇년전인지도 모를 시간전에 멈췄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지금 찬찬히 바라보니 어떻게든 자라있고, 변해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사실은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모든 것은 살아가는 것에서 비롯되니
그동안 살아서 했던 다른 일들이 어떤 면에서 이어져 있던 것이다.
음악과, 미술과, 문학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모든 것들이
결국 인간의 삶에서.
인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다른 모습이었지만, 사람으로 살아온 지난 몇년이 여러 면에서 자라나게 했다.

새로운 시작?
그건 적당한 말이 아닌것 같다.
사람에게 있어 새로 시작하는 것은 없는것 같다.
처음하는 일이라도 그것이 어떻게 처음하는 일일수 있을까.
결국 그것도 사람의 삶에서 나온것이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어떤 형태로든 관련되어 있을것인데.
막 태어난 아이의 첫 울음과, 첫 호흡.
그것도 모든것과 이어지는 관계성을 가지고 있는데.

새로 시작하는 것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한, 모든 것을 끝내고 새로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한,
그건 안되는 일이다.
모든 기억을 잃지 않는한,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시간이 지워지지 않는한.
기억을 잃었다해도,
어떻게든 살아온 시간이 그 사람의 삶에 보이지 않는 흔적들을 남겼을 것이고,
그것이 그의 앞으로의 삶에 어떻게든 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멈춤도 없고,
새로운 시작도 없다.
어떤 순간에도 살아있는한 사람은 자라간다.
살아있는한 이어진다.
선이든, 악이든, 성실함이든, 게으름이든,
계속 자라난다.
어떻게 자라가냐는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자라느냐에 달렸다.

나의 길과 여정을...
나의 삶을 계속 해간다.
좀더 선하고, 지혜로워지기를 원하며.

오래전부터 바랬던.
죽는 순간이 가장 크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난 삶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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