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2002년에 나온 카메라를 들고 걸었다.

2000년 초반 이 카메라를 들고 선유도를 많이 갔었다.

그때는 집에서 가깝기도 했고, 언제라도 갈만한 시간도 많았다.


주말에도 한가로웠던 선유도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사람들을 찍는다는게 어려운 일이 되었다.


풍경도 원래의 것에 덧대고 덧대어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곳을 걷는 나도 달라졌다.

10년이라는 시간은 세상도, 장소도, 나도 달라지게했다.


다만... 카메라에 찍히는 색감과 분위기는 마치 그때의 것인양

향수를 일으켰다.

오래된 카메라가 좋은 이유...

오래전에 썼던 카메라를 계속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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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소니에서 발매한 DSC-F717 입니다.
12년전에 발매된 카메라이자, 제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디지털 카메라이기도 했습니다.

DSLR을 사용하면서 2006년에 다른분께 보냈었는데 요 몇일 이녀석이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중고까페 뒤져서 오늘 오전에 데려왔습니다.
(어제 저녁 한번 허탕치기도 했습니다...)

제가 쓰던 녀석보다 이녀석이 상태가 좋네요.
전 주인께서 거의 보관만 하셨다고 하셨는데,
덕분에 운 좋게도 12년전에 나온 카메라를 이렇게 깨끗한 상태로 얻었습니다.
잠시 만져보니 예전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한자리수 바디를 메인으로 쓰고 서브로 몇대의 카메라를 더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다른 카메라들과 비교하는것도 힘들정도이지만

이녀석의 느린 속도 때문에 좀더 천천히 걸을것 같고,
이녀석의 좁은 관용도 때문에 신경은 적당히 긴장할것 같습니다.
좁고 별로인 LCD 때문에 집에와서 컴퓨터로 사진을 확인하기 전까지 설레는 마음이 있을것 같고,
256mb 메모리 2개에 가득 채워도 200컷이 되지 않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는게 더 신중해 질 것 같습니다.
회전렌즈 때문에 자유로운 구도는 덤입니다.
"사진 찍는 재미"가 요즘 나오는 괴물같은 카메라들보다 더 있을것 같습니다.

내일은 작은 미러리스와 이녀석을 데리고 한번 나가볼까 합니다.
지금 돌아보면 사진 찍는게 가장 재미있었던 그때가 옅게나마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사진생활 즐겁게 하고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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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이 카메라들이 찍은 사진들이 겔러리에 걸렸겠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 카메라들을 모아놓은 곳에 겔러리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저 카메라들을 겔러리에 충분히 걸수 있는 사진을 찍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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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쁘게 살아서인지 느린것이 좋아진다.

여자친구가 한동안 쓰지 않고있던 10D를 빌렸다.
느린 그 카메라를 들고,
오랫동안 쓰지 않던 필름 카메라들을 수리점에 맞기러 나섰다.

아마도 수리비가 카메라를 사는 가격보다 많이 나올것 같다.
그래도 고쳐서 다시 그 카메라들로 사진을 찍어보려한다.
그 카메라는 아버지가 쓰던 카메라니까.
내 어린 시절을 기록했던 카메라로 몇년 전에는 내 손에 들려 사진을 찍던 카메라니까.

사소하게 보이는 것들을 볼수 있을때 행복해지는것 같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여유가 필요하고, 느림이 필요한것 같다.

일부러 느리고 불편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필름 카메라를 찾아오면 정말 오랜만에 필름으로 사진을 찍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진을 찍을수 있는 여유를 다시 찾을 것이다.
















































느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니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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