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시간씩 지하철로 출퇴근한지도 1년이 넘었다.
야근이 많고, 주말에도 일을해야 하는 상황에는 그 시간이 참 아쉬웠다.
이제 이틀 후면 회사 근처로 이사를 한다.

전세난에 한달전 어떻게 어떻게 집을 구해 계약을 하고,
어제 부터는 버릴것과 가져갈 것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침대는 버리고, 책상을 가져가고
묵혔던 메모와 작업할때 나온 종이들은 버리고, 전시회 판플릿들은 상자에 담고
학부때 찍었던 졸업작품 소품들이 아직도 남아있더라.
하나하나 정리를 시작했다.

서울에 혼자 사는것 치고는 그리 많이 이사를 다니지 않았다.
스무살때 학교 때문에 첫 이사를 했다.
늦은 군대를 가기 전까지 4년을 충정로의 한 건물에서 살았는데
1년은 창도 없는 1층 원룸.
3년은 베란다가 방만큼 넓었던 그 위층의 원룸이었다.
제대 후에는 신촌과 홍대 중간쯤에서 거실과 방이 분리된 다세대에 살았고,
이번에는 잠원동의 전망이 좋은, 작은방이 두개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다.

이제야 잠자리와 작업실을 따로 쓸수 있겠구나.
집에서 제대로 요리를 해먹을 수 있겠구나.
화초를 많이 키울 수 있겠구나.
집앞 텃밭에 푸성귀를 심을수 있겠구나.
이사를 하면 또한번 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겠구나.

몇년 후 뉴욕이나, 북유럽의 한 도시로 이사하기 전까지는 이번에 이사하는 집에서 살 생각이다.
새로운것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집을 옮기는 것은 기대되고 설레는 일이다.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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